[구전 효과를 이용한 버즈마케팅의 전략과 사례] 입 소문의 가공할 위력, 그 양면성을 보라

메뉴

프로젝트 스푼교환샵 마이테이블

성공사례

소비자 인사이트

[구전 효과를 이용한 버즈마케팅의 전략과 사례] 입 소문의 가공할 위력, 그 양면성을 보라

2008-10-02조회수 9,525

 

[구전 효과를 이용한 버즈마케팅의 전략과 사례]
입 소문의 가공할 위력, 그 양면성을 보라

 
조 희 창I 미국 Cornell University 박사과정
hc71@cornell.edu
 

들어가는 말
 
요즘 이곳 미국에서 가장 큰 화제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해리포터(Harry Potter)’ 이야기다. 10년만의 경제위기, 9·11 테러참사, 아프간 공습 등 온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해리포터라는 이 문화적 아이콘만큼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데 해리포터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고 꼭 따라 다니는 화두 하나는 역시 ‘버즈마케팅 (buzz marketing)’이다. 애초 영국의 무명작가가 쓴 이 소설이 이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이유가 정교한 광고 메시지나 매스마케팅의 힘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소문 효과에 근거했음은 너무나 유명한 얘기다.
버즈마케팅, 즉 소문처럼 퍼지는 구전(口傳)효과를 이용하는 이 마케팅 기법은, 이제 미국 광고계에서는 더 이상 우연히 행운처럼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또 정교하게 기획해야 될 중요한 마케팅 툴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은 ‘버즈마케팅의 계절’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시도가 광고계에서 있어 왔다. 이 글은 이와 같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버즈마케팅의 현주소를 그간에 있어 왔던 몇 가지 성공 사례와 전략 분석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버즈마케팅이란?

버즈마케팅이란 간단히 말하면 대규모의 매스마케팅 기법을 이용하지 않고 개인적인 인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통해 마케터가 원하는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구전 마케팅 기법이다.
가령 <블레어 위치(Blair Witch)>라는 소규모의 독립영화가 엄청난 규모의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이 영화를 처음 본 소수의 매니아들이 이 영화를 자신들의 친구, 또는 영화 동호회원들에게 소개한 것이 점점 다른 사람들에게 퍼지면서 그렇게 됐다. 이와 같은 인적 네트워크의 효과는 때론 인종이나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기도 한다.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으로 인기를 끈 레이저 킥 스쿠터는 대만에서 수입된 이 장난감을 미국의 몇몇 아이들이 도심 길거리에서 타고 다니면서 시작된 현상이었다. 마케터들에게 이 버즈마케팅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일단 매스마케팅에 비해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마케팅 채널로는 도달하기가 어려운 소비자군(群)에 접근할 수 있는 아주 유효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가령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게임·전화·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청소년층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구매력으로만 보면 마케터들에게 별로 매력적인 그룹은 아니지만 바로 이 시기에 대부분의 상품 선호도를 형성하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대상이다.
이들은 절대시간 측면에서 대중매체를 적게 사용함은 물론 미디어나 광고 메시지에 대한 불신도 매우 높다. 하지만 유행에 민감하며,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할만큼 자신의 주위 인물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에게 버즈마케팅의 효과는 엄청난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버즈마케팅은 이제 더 이상 우연이나 행운의 결과가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광고회사들을 포함해 많은 마케팅 회사들은 어떻게 하면 버즈를 일으키고 또 이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골몰해 왔다.
그런데 대개 성공적인 버즈마케팅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요소가 공통적인 요소로 꼽힌다(Renee Dye (2000). The Buzz on Buzz, Harvard Business Review, p.139-146 참조). 이 전략들은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지면을 통해 소개된 것으로 믿기에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보다는 최근 미국에서 있었던 몇 가지 사례를 들어봄으로써 버즈마케팅의 현주소를 알아보고자 한다.


전략과 사례

1) 여론 선도자를 잡아라
마케팅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상품에 따라 또는 마케팅 목적에 따라 소수의 집단이 더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더욱이 대중매체를 사용하지 않은 버즈마케팅에 있어서 모든 소비자가 동등하게 취급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여론형성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소수의 여론 선도자(opinion leader)를 찾아내고 이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Ford)사는 소형차인 Focus라는 신형모델을 출시할 때 이 전략을 사용했다. 당시(2000년) 미국 소형차 시장은 혼다(Honda)의 Civic이라는 걸출한 차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시기였다. 성능 면에서나 제품 이미지 면에서나 모두 월등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Civic과 경쟁하기 위해서 포드는 기존의 제품과는 다른 뭔가 특별한 이미지를 창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이때 버즈마케팅은 이를 위한 좋은 방안이었다.
버즈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포드사는 뉴욕의 Fusion Five라는 조그만 회사를 기용해 5개의 주요 시장 -뉴욕·마이애미·LA·시카고·샌프란시스코-에서 여론을 선도할 만한 120명의 젊은이들을 찾아내도록 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이 회사가 뽑아온 사람들은 라디오 DJ·연예인 코디네이터·파티 기획자들로서, 포드사가 선정했던 1차 타깃 소비자군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Fusion Five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었다. 의견 선도자란, 타깃 소비자군의 어느 한 명(one of many)이 아니라 때론 타깃 소비자군과는 어느 정도 동떨어진, 그러나 정말로 이들의 문화를 이끄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약 6개월간 120명의 이 첨병들은 시내 곳곳에서 포드의 Focus를 몰고 다니면서 갖가지 다양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이는 ‘Focus는 cool한 차’라는 이미지와 함께 전미 소형차 부분 판매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리는 데 일조를 했다.
 
 
2) 공급을 줄여라
남들이 다 갖고 있고, 다 아는 일은 화제거리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느꼈을 때 이를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고 싶어 한다.
게임 전문업체인 Hasbro Games사는 신제품 POX electronic game을 출시하기 전에 수백 명의 초등학생들에게 이 게임을 나누어 주었다. 자연히 이들이 학교에서, 또 거리에서 이 게임을 즐기는 장면은 또래의 친구 사이에 화제거리가 되었고, 이 게임기를 한번이라도 구경해 봤다는 것이 일종의 특권처럼 여겨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Hasbro로서는 큰 비용 지출 없이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얻은 셈이다.
비슷한 예로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 크라이슬러(Daimler Chrysler)는 PT Cruiser라는 복고모델을 출시하기 전에 한정된 차량만을 마이애미 비치의 렌트카 업체들에 배치했다. 가뜩이나 이 차에 관심이 많던 이들에게 이와 같은 전략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미디어의 보도는 물론, 이 차를 한번 타봤다는 식의 입 소문은 순식간에 퍼진 것이다.

3) 광고와 매스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하라
아무리 입 소문을 이용한 버즈마케팅이라 할지라도 광고와 미디어의 적절한 동반 활용은 그 효과를 배가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떤 매체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사고이다.
가령, 너무 일찍 시작된 광고는 소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모두에게 실체를 알려버림으로써 버즈의 발생을 아예 막을 수가 있고, 반대로 너무 늦게 집행된 광고는 뒷북 치는 꼴밖에 안 된다.
그러나 럭키 스트라이크(Lucky Strike)는 버즈마케팅과 대중매체 광고를 적절히 조화시킨 훌륭한 사례를 보여주었다. 한때 담배광고의 대명사처럼 불릴 만큼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던 럭키 스트라이크는 이제 거의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브랜드였다. 담배에 관한 한 거의 모든 마케팅 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미국에서 일단 죽어가고 있는, 이 130년이나 된 브랜드를 다시 살린다는 것은 이만저만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럭키 스트라이크의 광고를 맡고 있는 Bates사는 이를 위해 ‘Lucky Strike Force’라는 매우 독창적인 버즈마케팅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이 회사는 아주 매력적인 남녀 커플들로 하여금 마이애미의 사우스 비치, 뉴욕의 소호거리, 캘리포니아의 산타모니카 등을 돌아다니면서 추위에 떨고 있는 애연가들에게는 따뜻한 커피나 무료 핸드폰 서비스를, 더운 지역에서는 아이스커피나 안락의자를 제공함으로써 애연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뜩이나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소외되어 추운 겨울의 빌딩 앞, 또는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움츠린 채 담배를 피우던 이들에게 이와 같은 소식은 큰 화제거리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에 앞서 Bates는 각 지역신문에 다음과 같은 광고문구를 실은 티저(teaser) 광고를 실음으로써 애연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연기신호를 보내주세요, 우리가 갑니다(Send up smoke signal, and we’ll be there)”.
감출 것은 적당히 감춤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한 이 티저 광고가 럭키 스트라이크의 버즈 효과를 증폭시켰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4) 커뮤니티를 활용하라 많은 경우,
버즈마케팅의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이유는 그 흐름을 이끌어 가는 여론 선도자들이 금방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론 선도자들은 자신만이 특별한 것을 한다는, 일종의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게 마련인데, 다른 이들이 자신과 같은 상품이나 품목에 관심을 보이고 이를 소유하기 시작하면 이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뮤니티를 활용한 버즈마케팅은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약품목을 보자. 전통적으로 미국의 의약사업 마케팅은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 의존하기보다는 의사에게 초점을 맞추어 왔다. 대부분의 약품이 의사의 처방전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가장 빠른 시간에 많은 의약 샘플과 소개 자료를 전달하는 것이 의약 사업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열풍처럼 불었던 비아그라의 경우처럼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의약품에 대한 소식은 의사들을 통해서만 소비자에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건강 관련 뉴스 그룹은 새로운 의약품에 대한 견해를 주고 받는 정보들로 가득 차 있다. 자신과 같은 질병으로 고민해 온 사람이 직접 신약에 대한 효능을 얘기해 주는 것은 TV광고를 백 번 보는 것보다 훨씬 설득적일 수밖에 없다.
 
5) 만약의 사태에 항상 대비하라
기존의 매스마케팅과는 달리 버즈마케팅은 마케터가 마케팅 메시지를 통제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갖가지 다양한 소문이 퍼지는 것은 마케팅 효과가 지속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만약에 이 일련의 과정이 마케터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막대한 역효과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IBM은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IBM은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의 길거리에 리눅스의 상징인 펭귄과, 평화의 상징인 하트 모양을 그려서 “평화는 리눅스를 사랑한다”며 버즈 효과를 일으키려 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엄청난 입 소문 효과를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IBM이 리눅스를 지원한다는 의도된 메시지보다는 청소년들 사이에 지저분한 낙서유행을 조장했다는 오명만 남겼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음반업계를 주로 상대하는 ADD Marketing사는 광고주들을 위해 주로 길거리나 인터넷의 채팅 사이트에서 해당 광고주에 속해 있는 가수들에 대한 가십성 소문을 퍼뜨리는 일을 전담하는 인력을 고용했다. 당초 목적은 이 같은 소문을 퍼뜨림으로써 해당 가수와 음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처음 이들이 소문을 퍼뜨릴 때는 “XX가 뭘 했더라”는 식의 별로 해롭지 않은 가십성 소문이었지만 이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눈덩이처럼 불게 되자 결과적으로 해당 가수와 광고주에게 엄청난 손해만을 가져온 전략이 되고 말았다.


맺음말

버즈마케팅의 효과는 앞서 소개된 사례들에서처럼 여러 차례 충분히 증명된 바 있다. 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의 효과가 매스미디어의 효과보다 더 강력하다는 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증명된 이론일 뿐 아니라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서 소문의 확산 효과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막대하다.
그러나 버즈마케팅이 마케터들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단 대중매체와는 달리 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점, 그리고 전달되는 메시지 자체가 소비자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마케터가 통제할 수 없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주요 수단이 화제거리에 의존한 것이기 때문에 너무 자주 이용하다 보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식상함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이렇듯 여러 장점과 더불어 몇 가지 해결 과제를 동시에 갖고 있는 버즈마케팅. 이제 막 주목을 받고 있고 또 여러 업체에서 실험을 해 온 이 새로운 마케팅 툴이 향후 어느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 또다시 주목된다.  

 

 

 

* 출처 : http://www.lgad.co.kr

 

추천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