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입소문, 과연 서로 상극일까?

메뉴

프로젝트 스푼교환샵 마이테이블

소비자 인사이트

광고와 입소문, 과연 서로 상극일까?

2008-10-02조회수 8,553
100여년 정도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매스미디어가 등장하기 이전),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빨리 메시지를 전달할수 있는 방법은 파발마나 봉화를 통해 건네진 후 방을 붙이거나 알음알음으로 인해 전달되는 구전이었을 것이다. 이 중 방의 경우는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지만 당시 상당수 여성, 평민, 노비 계층은 글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자면 국민 전체의 생활양상에서 구전의 영향력은 상당히 컸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라는 우리 속담은 이러한 구전에의 의존성과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사례라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구전효과의 위력은 대중매체(Mass Media)의 등장으로 인해 소외된 인식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결코 구전효과의 힘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매스미디어의 파워가 워낙 거세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관심이 적었다는 의미한다.

'금단증상'. 아마도 이 말이 지금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을 대변하는 가장 좋은 표현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이제 사람들은 전철 안에서 혹은 출근하자마자 신문을 안보면 뭔가 허전하고 운전 중에 라디오를 틀어놓아야 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TV를 켜야 허전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한편, 기술의 발달로 이제 핸드폰을 통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경지까지 온 것도 눈여겨볼 만한 일일 것 같다.

미디어의 발전은 입소문 마케팅 강화시켜

사람들은 이제 광고에 대해서 적당히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자기자랑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까지 생겨나고 있다. 가령 위의 그림에서 보여주는 TV-CF들은 언뜻 보면 우리가 충분히 호감을 가질 수 있는 메시지들이다.

하지만 SK글로벌의 비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SK텔레콤의 광고는 덩달아 신뢰의 저하를 가져왔고, LG텔레콤이 아무리 처음사랑 끝까지를 호소하지만 019 사용자들에게 물어보면 통화품질이 개선되었다는 인식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고, SM5가 30만대 판매를 기념해서 이벤트를 한다고 하지만 내수가 부진하여 특소세를 인하한 자동차 업계의 궁여지책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심한 배반감을 느껴 이제 매스미디어를 외면하겠다는 결심을 할 사람은 없다. 가장 빠르고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접하게 된다는 점에서 ‘공기(公器)’로서의 매스미디어는 그 나름대로의 존재의 의미가 분명히 있습니다.

요점은, 매스미디어도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며 구전 또한 그 대안이나 보조로서의 역할로서의 가치를 인식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구전은 과거에는 사람들의 대화에 의한 것만을 의미하였으나 이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핸드폰, 이메일, 메신저 등의 다양한 도구들이 입소문을 강화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

정작 우리가 신중히 고려해야 할 점은 매스미디어냐 구전이냐의 이분법적 방법(툴)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어떻게 질 좋은 제품을 내놓는가가 선행되는 문제이고 그 다음으로 거기에 어떤 메시지를 담는가 마케팅/프로모션의 문제가 후행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맛있는 음식이라면 십 리가 멀다 하고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비싸고 오래 기다리더라도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역으로 아무리 훌륭한 인테리어를 한 레스토랑이라도 음식이 맛이 없다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메시지를 운반하는 수단은 비용과 시간과 환경에 따라서 다를 수 있는데, 고속도로로 가다가 배로 갈아탈 수도 있고, 국도와 고속도로를 병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광고와 입소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여성소비자는 buyer와 seller 동시 역할

입소문의 역할 증대에 따라 가장 주목을 받는 시장을 하나 꼽으라면 뭐니뭐니해도 ‘여성 혹은 주부’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들의 소비는 단순히 사는 것 이상으로, 대화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구매에 끼치는 영향력도 매우 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가정 내 구매의사결정의 상당 부분은 엄마 혹은 주부의 영향권 하에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대에 따라 경제능력도 향상되어 소비의 증대를 견인하고 있는 집단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기업이 여성을 중심으로 한 입소문 관련 조직을 통한 입소문 유발을 꾀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입소문이 우발적이 아니라 마케팅 노력에 의해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 때문이다. 기업이 가용한 입소문 관련 조직은 ‘베타테스터’ ‘리서처’ ‘게릴라마케터‘ ‘미스테리샤퍼’ ‘모니터/체험단’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모니터’의 경우는 주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의 목적은 당연히 입소문과도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가족의 소비에 있어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부는 직접 경험을 통한 모니터링 결과나 정보를 주변의 사람들과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모니터 요원에 의해서 주위의 사람들이 자사의 상품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장의 소리를 생생하게 들음으로써 입소문의 관리를 위해서도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단어는 다르지만 ‘체험단’이라고 하는 말은 ‘모니터’보다 어감상으로 이러한 입소문 목적이 더 엿보이는 용어라고 보여진다. ‘모니터’는 쓴 소리라도 듣겠다는 표현이라면 ‘체험단’은 단 소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이러한 ‘모니터 - 입소문’의 활용을 다른 곳보다 비교적 연계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본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일본의 ‘도상넷(www.do-san.net)’이라고 마케팅대행사이다. 위의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도상넷은 도상이라고 하는 어느 정도 관련 교육을 받은 주부모니터 요원을 ‘리서치’를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입소문 프로모션’을 행하기도 한다. 테마 상품을 가장 기뻐할 만한 사람들에게 전해주면서 그 상품의 장점이나 사용법 등을 전해준다든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을 방문하여 최근 소비자들의 동향들에 대해서 가게에 전하기도 하고, 자택에서 인터넷을 통해 이러한 정보들을 도상끼리 가벼운 회의를 통해서 정리를 하기도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입소문 관련 현장 정보들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입수할 수 있고, 메시지를 개발을 할 때에도 ‘소비자의 목소리’를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모니터가 입소문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하니까 직원이나 방문판매 사원이 행할 때보다 냄새도 덜 나고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전개된다는 것도 기회로 볼 수 있겠다.

우발적 입소문과 입소문 마케팅 차이

그렇다면‘입소문’과 ‘입소문마케팅’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입소문이 났다는 것은 상품 자체에 대한 품질이 탁월하여 우발적 혹은 자연스럽게 전파가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기업의 노력에 의한 마케팅의 결과라고 보기는 힘들다. 만약 나쁜 입소문이 나더라도 이것은 운에 의한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기는 하지만 ‘통제되고 관리되고 측정된다’는 개념은 희박하다. 이에 비해 ‘입소문마케팅’은 사전에 입소문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노력들을 기획하고 이러한 활동들에 대해서 평가나 효과측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전개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관점에서 입소문 마케팅을 접근하자면 과연 통제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되는 사례들은 '기획-실행-통제-측정' 등의 요소 중에서 기획이나 실행 등에 대한 노력은 있는 반면 통제나 측정에 대한 부분은 건드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입소문은 상호 연동하는 유비쿼터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입소문은 이제 단순히 사람 간의 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수단/방법들이 입소문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입소문의 각 수단/방법들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연동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그러나 비록 완전하지는 못할지라도, 최근에는 이러한 입소문마케팅을 위한 시도들이 점차 보이기는 합니다. 온라인의 경우는 선천적으로 효과측정이 용이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추천 프로그램의 경우는 특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람들의 경로를 네트워크 맵을 그려볼 수도 있을 것이며, 혹은 특정 게시판에 하나의 메시지에 심어놓고 이 메시지 내에 특정한 코드를 삽입하여 이것이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얼마나 전파되는지에 대한 맵(map)을 그려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대화를 통한 입소문마케팅이 아니라 이제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과학적인 입소문 마케팅을 전개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정재윤 마케팅공화국 대표     출처 : 코리아 애드 타임즈 12월호
추천 인사이트